충전은 빠르게! 용량은 크게! 전기차 배터리 기술 나왔다
충전은 빠르게! 용량은 크게! 전기차 배터리 기술 나왔다
  • 김수아 기자
  • 승인 2017.10.16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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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상용화된 전극 조건에서 1.5배 빨리 충전됐고, 용량도 50% 정도 늘었다.
차세대 배터리 음극소재를 개발한 연구팀의 모습_왼쪽부터 채수종 연구원 김남형 연구원 마지영 연구원 조재필 교수(사진:UNIST)

최근 전기자동차의 구동용 전원으로써 이차전지가 활용되면서 그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전기자동차용 이차전지가 성공적으로 상용화되려면 ‘빠른 충전 속도와 긴 주행거리’가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사용되는 흑연 음극 활물질은 급속 충전에 적합하지 않으며, 에너지 밀도가 낮아 한 번 충전해 오랫동안 주행하기 어렵다.

특히 급속 충전을 위해 충전 전류를 높이게 되면 과전압이 발생하거나 리튬 금속이 석출되면서 리튬이온전지의 성능과 안정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리튬이온전지가 전기자동차용 이차전지로써 경쟁력을 가지려면 ‘급속 충전이 가능한 고에너지 밀도의 음극소재’에서 혁신적인 기술 개발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UNIST(총장 정무영)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조재필 교수팀은 기존 흑연 음극소재보다 빨리 충전될 뿐 아니라 더 오래 쓸 수 있는 차세대 음극소재를 개발했다. 흑연에 리튬이온이 빠르게 지나다닐 수 있는 통로를 많이 만들고, 그 위에 실리콘을 나노 두께로 얇게 코팅한 것이 핵심이다. 이 기술을 향후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에 적용하면 충전 시간을 단축시키고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조재필 교수팀은 기존 음극소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구조를 가진 흑연/실리콘 복합체를 합성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 방법으로 합성한 ‘가장자리 활성화 흑연/실리콘 복합체’는 상용화된 전극 조건에서 1.5배 빨리 충전됐고, 용량도 50% 정도 늘었다.

‘가장자리 활성화 흑연/실리콘 복합체’ 합성 과정: (왼쪽) 상용 흑연에 니켈을 붙인 뒤, 촉매 환원과 기상 증착 과정을 통해 가장자리 활성화 흑연/실리콘 복합체를 합성한다. 촉매 환원과 기상 증착 공정은 중간에 멈추지 않고 단번에 진행 가능하다. (오른쪽 위) 흑연 가장자리의 탄소가 수소를 만나 메탄 가스로 환원되는 촉매 환원법의 모식도. (오른쪽 아래) 촉매 환원을 통해 리튬 이온 이동 통로가 만들어진 흑연의 모식도.

이번 연구의 주역인 김남형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석·박사통합과정 대학원생은 “이 기술의 핵심은 흑연에 리튬이온이 빠르게 드나들 수 있는 고속도로를 만들어주는 ‘니켈 촉매 환원법’과 안정적으로 용량을 높여주는 ‘실리콘 나노 코팅’이다”며 “새로운 물질은 기존 흑연과 실리콘이 갖는 문제점을 동시에 해결해 차세대 고용량 음극소재로 적용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니켈은 탄소와 수소를 반응시키는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점을 이용해 흑연 음극소재의 가장자리에 니켈을 붙이고 수소와 반응시켰다. 그 결과 흑연 가장자리에 있는 탄소가 메탄(CH4) 가스로 변했다. 이런 반응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면 흑연 가장자리에 구멍이 생기면서 리튬이온이 쉽게 드나드는 길이 열린다. 이런 통로가 많아지면서 결과적으로 전지를 빨리 충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구진은 또 가장자리에 구멍이 생긴 흑연에 실리콘을 얇게 코팅해 기존 흑연 음극소재보다 용량을 늘리는 구조를 만들었다. 흑연의 높은 전도성과 실리콘의 고용량 특징을 모두 살린 것이다.

‘가장자리 활성화 흑연/실리콘 복합체’의 단면 구조와 특징 요약

조재필 교수는 “실리콘 나노 코팅 원천기술로 머리카락의 만 분의 일에 가까운 두께(20㎚ 이하)의 실리콘을 흑연 표면 위에 고르게 코팅해 고성능 흑연/실리콘 복합체를 구현했다”며 “전체 공정이 비교적 간단하고 저렴해 대량생산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는 전기자동차나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처럼 에너지 밀도가 크고 출력이 높은 배터리에 쓰일 음극소재를 만드는 데 성공적으로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0월 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 수행은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참고) 논문명: Fast-charging High-energy Lithium-ion Batteries via Implantation of a-Si Nanolayer in Edge-plane Activated Graphite Ano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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