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유연 원격 내시경 수술로봇 개발
KAIST, 유연 원격 내시경 수술로봇 개발
  • 최광민 기자
  • 승인 2018.08.17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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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이용해 돼지의 담낭 절개 실험 성공, 내시경 모듈 제외한 모든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순수 국내 기술을 통해 개발
KAIST기계공학과 미래의료로봇연구단이 개발한 유연 원격 내시경수술로봇 ‘케이-플렉스(K-FLEX)’가 살아있는 동물(돼지)의 담낭을 절개하는 수술 모습으로 좌측 적색원은 로봇시뮬레이터, 노란색원은 로봇이 수술하는 모습(사진:KIST)

최근 환자 개복수술에서 점차 침습을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했으며, 일반적으로 복강경 수술은 복강에 3~4개의 작은 절개 부위를 통해 수술을 진행한다. 이러한 최소침습수술은 개복수술에 비해 절개가 작기 때문에 환자의 안정이나 수술 후 통증, 회복시간, 세균 감염 위험이 줄어들고, 미용효과도 있다.

또한 최소침습수술이 더 발전하여 이제는 외부 절개 대신 입, 항문, 질 등 자연 개구부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가도록 하여 환자의 외상이 없는 수술법이 제안되었다. 이런 수술법을 의료계에선 자연 오리피스 전이 내시경 수술(Natural Orifice Transluminal Endoscopic Surgery, NOTES)이라고 한다.

하지만 의사들은 최소침습수술에 사용되는 설정과 관련해서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복 수술과 같이 직관적인 손과 눈의 조화(hand-eye coordination)를 제공해 주지 못하며, 인체공학적으로 좋지 않은 자세 때문에 피로도 증가, 손 떨림 등 물리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로봇 기술이 도입되었으며, 다빈치 수술 시스템(Intuitive-Surgical, RAVEN-Washington Univ.) 등 많은 수술 로봇들이 개발 되었으며, 수술 로봇은 직관적으로 기구를 조작할 수 있는 마스터 콘솔을 만들어 개복 수술에서의 ergonomics를 복원하고자 하였다. 손 떨림을 보정하고 정교한 움직임이 가능하며, 기존 복강경 기구에 비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K-FLEX 시스템 개요 전체(사진:KAIST)

기존의 복강경 로봇 수술은 곧은 수술 도구를 이용한 로봇 수술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수술 로봇은 수술 도구가 길고 곧기 때문에 복잡한 장기 뒤에 가려진 병변이나 굴곡진 장기 내부의 병변에 접근하기가 어려웠지만 국내 연구진 KAIST(총장 신성철) 기계공학과 미래의료로봇연구단(소장 권동수 교수)이 유연 원격 내시경수술로봇 ‘케이-플렉스(K-FLEX)’가 살아있는 동물의 담낭을 절개하는 수술에 성공한 것이다.

특히 연구진에서 개발한 수술로봇 K-FELX는 유연한 몸체를 가졌기 때문에 식도나 항문 등의 자연개구부를 통해서도 수술이 가능한 것이 장점으로 지난 7월 17일 연구팀은 돼지를 통한 전 임상실험을 진행했다. 복강에 삽입된 유연 내시경 수술로봇을 이용해 담낭을 절개하는 실험이며 복강 내 로봇의 정밀 제어기술과 소형관절 설계기술이 핵심 기반기술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연성 내시경 시장의 활로 개척과 더불어 암 치료 관련 사회적 비용의 축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의 케이-플렉스 로봇은 입이나 항문, 요도 등 우리 몸에 존재하는 통로를 따라 뱀처럼 유연하게 삽입돼 몸속을 자유롭게 관찰한다. 이상이 있는 경우 손가락처럼 생긴 초소형 로봇 팔이 나와 수술을 진행한다.

기존의 상용화된 수술 로봇은 곧은 수술도구를 이용하고 복부에 3~4개의 구멍을 내야 하는 문제점이 있는 반면 연구팀의 기술은 외부절개 없이 내부절개만으로 수술이 가능해 출혈량, 세균 감염, 합병증 등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 기술은 상용화가 활발하지 않다. 수술에 요구되는 기술의 난이도가 높고 필요조건들이 많기 때문이다. 로봇이 인체 내부의 굴곡진 부분으로 진입하기 위해 유연하면서도 큰 힘을 낼 수 있어야 하고, 기존 수술 로봇보다 더 많은 공간적 제약을 받는다.

연구팀은 위와 같은 유연성과 소형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강인한 소형 관절 기술을 개발했다. 핵심 연구원인 황민호 박사의 연구를 통해 초소형 로봇 팔이 낼 수 있는 힘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리는 동시에 크기도 절반으로 축소시켰다. 이처럼 유연 수술 로봇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도 발전되지 않은 상황이다. 권 교수 연구팀은 내시경 모듈을 제외한 모든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순수 국내 기술을 통해 개발했다.

사진은 이번 연구팀으로 왼쪽부터 이동호 박사과정, 네덜란드 라드바우드 대학 록사나 교수, 황민호 박사, 안정도 박사과정, 권동수 교수(사진:KIST)

연구팀은 구체적으로 돼지 배의 표면에 만든 절개 부위에 다양한 방향과 각도로 휘어지는 유연 내시경 수술로봇을 삽입하고 병변이 위치한 간과 담낭으로 로봇을 접근, 내시경의 채널을 통과한 직경 3.7mm의 소형 수술도구가 간을 젖히며 수술을 위한 시야 확보를 한 뒤 다른 채널을 통과한 전기 소작기를 이용해 간과 담낭 사이를 절제하는 과정으로 모든 수술 과정은 연구팀이 내시경의 앞부분에 설치한 카메라를 통해 송출된 돼지 신체 내부를 모니터링하며 원격 조종 장치를 통해 진행됐다.

한편 연구팀은 이 기술을 통해 지난 6월 29일 영국 런던 임페리얼 컬리지에서 열린 ‘서지컬 로봇 챌린지 2018(Surgical Robot Challenge 2018)’에서 수술로봇 강국들을 제치고 ‘베스트 어플리케이션 어워드’와 ‘오버롤 위너’상을 동시에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연구를 총괄한 권동수 교수는 “이번 실험의 의미는 국내 최초로 유연한 내시경로봇을 살아있는 동물의 복강 내에서 이동시켜 병변에 접근시키고 수술을 진행함으로써 임상 적용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으며, 권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2018년도 ‘이지엔도서지컬(EasyEndo Surgical Inc.)’이라는 수술로봇 회사를 설립, 권 교수를 비롯한 8명의 학생들이 공동 창업한 회사로, 케이-플렉스를 포함한 다양한 수술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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